《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서평을 쓰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책에서 저자의 주장은 궤변이다. 궤변이 아니라면 고도로 정밀한 이해와 해석을 요구하는 풍자다. "집단 도서관-화면 책, 내면 도서관-내면 책, 잠재적 도서관-유령 책"의 구조는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말인 것 같으면서도 수긍할 수 없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차피 피상적일 수밖에 없는데 책 속에서 저자 자신이 읽지도 않고 듣기만 했거나 훑어본 책의 줄거리와 그 함의를 줄줄 꿰고 있는 것을 보면 믿을 수가 없다. 저자의 주장을 책에 대한 '담론 상황'에 국한시켜서 생각해 보려 해도 어딘가 찜찜하고 뒷골이 시리다. 한 권의 책에 집중하는 것은 그 책을 잊어버리는 망각의 과정이며, 다른 책들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읽지 않는 것과 같다는 주장은 궤변 같으면서도 궤변 같지 않은 요상한 데가 있다.

혹 이 책을 읽는 분이 계신다면 댓글도 좋고 메일도 좋고 조언해 주시면 ㄳㄳ 하겠습니다.
by oosung | 2008/09/18 10:44 | 세계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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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으악! at 2009/11/08 18:24

제목 :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초등학생 때 안중근 의사 위인전을 읽지도 않고 독후감을 쓰면서 병을 고치는 의사 선생님으로 그를 묘사한 적이 있다. 대학생 때에는 독서 목록에 '베니스의 상인'이 적혀 있었는데 어느 사람에게 이것도 읽지 않았냐는 말도 들어봤다. 어떤 책을 읽었느냐 읽지 않았느냐는 증명할 수도 없고 증명할 필요도 없는 문제이지만 그냥 얼떨떨한 기억이라 적어봤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알려주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말해야만 ......more

Commented by 박성용 at 2008/12/27 14:29
모티머 에드하들러의 독서의 기술이라는 책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모티머가 주장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독서기술인 신토피칼 독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에 대해 총체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인데, 이는 달리말해 텍스트 간의 연관성을 이해한다는 뜻과 같습니다. 학자들이 논문을 쓰는 방식이 이 방식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진짜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자서전이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다보면 내 생각과 남의 생각이 구분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내가 하는 말이 내 고유한 생각인지, 아니면 책에서 읽은 것을 되풀이 하는 것인지 우리는 책을 읽고 망각하기 때문에 만약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일은 굉장히 좋지 않은 현상이 되겠죠. 그래서 책과 거리를 둔 사람들의 이야기(무질의 사서라든지, 발레리 같은 이들 말이죠)를 다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에다 부제를 붙여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의 자서전과 총체적인 이해를 위해 라구요.
Commented by oosung at 2008/12/28 16:22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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